한국 도우려다 징역 9년, 로버트 김 "모국의 동포에게 감사하다"
↑ 로버트김/사진=연합뉴스 |
'로버트 김 스파이 사건'의 주인공인 재미동포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76) 씨가 부인 장명희 씨와 함께 지난 9일 모국을 찾았습니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는 그의 셋째 동생 김성곤 전 국회의원의 부인이 나와 꽃다발을 건네며 반갑게 맞았습니다.
미국 해군정보국(ONI)에서 정보분석가로 근무하던 김 씨는 1996년 9월 24일 스파이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형을 받았습니다.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 백동일 대령에게 북한 관련 정보를 넘겨준 혐의였습니다.
김 씨의 방한은 2005년 10월 5일 보호관찰 집행정지 결정으로 완전한 자유의 몸이 돼 그해 11월 모국을 찾은 이래 이번이 5번째입니다.
추석을 고국에서 맞는 것은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무려 50년 만입니다.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가 8년 만에 시민권을 취득한 그는 미군에서도 손꼽히는 베테랑 정보분석가로 일하며 주류사회에 안착한 재미동포의 성공 사례로 꼽히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로버트 김이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된 사건은 미국과 한국에서 엄청난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다른 우방들은 알고 있는 정보를 동맹국인 한국에 제공한 것을 간첩 행위로 불 수 있느냐를 놓고 격론이 펼쳐졌고, 모국을 도우려다가 곤경을 겪고 있는데 정보를 넘겨받은 한국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그는 "당시에는 서운한 감정을 떨치기 힘들었다"면서도 "이제는 이미 다 지난 일이어서 잊어버렸다"며 말을 아꼈다. 그 대신에 "나와 일면식도 없는 많은 모국의 동포가 뜨거운 지지와 후원을 보내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그가 이번에 모국을 찾은 가장 큰
425편 가운데 80여 편을 골라 엮었습니다.
때때로 그에게 온정을 표시해온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출판 비용을 선뜻 내줬습니다.
오는 21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샹제리제센터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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