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나는 간호사들…'태움'은 개인이 아닌 시스템 문제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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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떠나는 간호사들/사진=연합뉴스 |
높은 업무 강도에 수면장애를 겪고, 환자와 보호자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간호사가 병원을 떠난다는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한해에 병원을 그만두는 간호사가 10명 중 2명꼴로 의료기관의 인력부족을 야기해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권혜진 중앙대 간호학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간호사에 대한 수요는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교수는 "의료종사자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간호사의 업무에 대한 걱정과 좌절, 지겨움, 힘듦 등의 감정이 다른 직업군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주 2회 이상 잠들지 못한다는 간호사도 10명 중 4명꼴로 대체로 수면상태도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또 반말이나 크게 소리를 지르고, 인격을 모독하는 말 등으로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간호사도 90.6%에 달한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입니다.
간호사들의 인권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미 간호사들 사이에서의 '태움'은 간호사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 곽월희 이사는 "결국 태움은 높은 노동강도와 직무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선배가 후배를 돌볼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신규 간호사는 짧은 시간내에 업무 적응을 못하면 좌절감과 실패감을 느끼며 태움을 당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간호사 개인의 도덕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이 간호사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호사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1천명 당 간호인력은 5.2명으로 OECD 국가 평균 9.8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