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수출할 때 세관 단속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려 몇년간 훔친 중고 승합차를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국산 중고 승합차가 동남아 등 외국에서 인기가 높다는 걸 알았던 거죠.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깊은 밤 한적한 도로에 두 남성이 나타나더니, 잠시 뒤 주차된 승합차에 시동이 걸리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3년 전부터 잇따라 교회 차량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이렇게 늘 같은 장소에 세워둔 교회나 학원 승합차량을 노려 사전에 열쇠를 복제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 인터뷰 : OO교회 목사
- "항상 주차하던 곳은 교회 앞이거든요. 자괴감을 느끼는 거죠. 교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미안하기도 하고."
훔친 차량은 어디로 갔을까?
도착한 곳은 인천의 중고 수출차 단지.
마치 폐차된 차량을 수출하는 것처럼 속여, 차대번호를 바꿔 세관에 신고한 것입니다.
무려 3년 동안 승합차 70대가 캄보디아로 밀수출됐지만, 세관은 새카맣게 몰랐습니다.
▶ 인터뷰 : 성봉섭 / 전남 목포경찰서 형사과장
- "세관이 인력이나 시간 부족 등등으로 (수출 차량을) 다 검사를 못 하는데 허점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승합차를 훔친 일당 4명을 구속하고 폐차장 주인 등 3명을 입건하는 한편 세관 공무원의 비호가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