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도, 학교에서도, 상대편 아이 부모도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내 놓으라고 하는데 그 부모가 말합니다. '잘 타이르고, 앞으로 나쁜 짓 못하게 잘 감시하겠다'고요.
과연 그게 잘 될까요?
부모는 당연히 자기 아이를 감쌀 것이고, 아이를 24시간 내내 감시할 수도 없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재발 방지를 내놓고, 실제로 그냥 넘어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검찰'입니다.
홍만표 변호사의 법조비리 의혹과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대박 사건 등 법조계 전체가 불신과 위기에 빠지자 검찰은 대대적인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어제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지요.
내용을 좀 볼까요?
먼저, 특별 감찰단을 신설합니다. 부장검사 이상 검찰 간부를 상시 감찰하고, 승진 대상자의 재산내역을 심사해 혐의가 있으면 수사도 할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과 지방 검찰청 특수부엔 법조비리 전담반을 설치하고 현장 암행 감찰도 강화합니다.
그런데, 이미 지난 2010년에 만들었던 감찰본부와 뭐가 다른거죠?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몰래 변론하는 걸 차단하기 위해 담당 검사와 통화를 하거나 검찰청을 방문할 때 기록을 남기기로 했고, 주식 관련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주식거래를 아예 할 수 없게 했습니다.
그런데 전관 변호사의 몰래 변론에 대해선 내부에서 감시를 하겠다지만, 어떤 처벌을 할지에 대해선 아직 나온게 없습니다. 그리고 누가 몰래 변론을 하는데 법원에서 만날까요? 대다수가 밖에서 만나거나 전화로 하지 않을까요? 이걸 근본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래서인지 홍만표 변호사 사건과 연루된 검찰 내부 수사도 아직 진행된 게 없고, 관련 검사의 명단도 나오지 않고 있죠.
주식투자의 경우도 부인 등 자기 자신이 아닌 가족 이름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경우는 어떻게할까요?
대충 훑어만 봐도 이런데 뭐가 개혁인 건지 당췌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조직을 위해 죽고 산다는 상명하복의 조직인 검찰이 상관을 감찰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찰 비리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과 '정치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도 문제지만 그들 역시, 총장 임명권이 대통령에 있으니 정권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결국, 검찰 스스로의 개혁은 한계가 있다는 거죠.
'태산명동서일필 (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이 큰 소리를 내며 흔들리더니 쥐 한 마리가 나왔다는 고사성어입니다.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매우 사소한 모양일 때 이를 비유해서 많이 쓰이는 말인데, 우리 검찰과 참 비슷해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