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재래시장 상인 등을 대상으로 계를 운영한 계주가 곗돈 14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상인들이 열심히 일해 조금씩 모은 돈이었습니다.
연장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재래시장.
이 할머니는 15년째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과 장애가 있는 아들을 대신해 가정을 이끌고 있습니다.
주말도 없이 채소를 팔아 차곡차곡 돈을 모았지만, 최근 사기를 당해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해자
- "천만 원 주고, 2천 7백(만 원) 주고 그랬어요. 금방 쓰러져버릴 것 같아요. 아예 밥을 못 먹어요."
30년 동안 이 일대에서 식당을 운영한 피의자 한 모 씨는, 이 할머니 같은 상인들을 손쉽게 계에 가입시켰습니다.
수십 년간 문제없이 운영되던 한 씨의 계 조직은 일부 계원이 돈을 들고 도망가면서 균열이 생겼습니다.
한 씨는 구멍 난 돈을 메우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7개의 가짜 계 조직을 만들어 돌려막기 시작했습니다.
▶ 스탠딩 : 연장현 / 기자
- "한 씨는 시장을 활보하면서 계에 가입한 상인들로부터 하루에 2,3만 원씩 꼬박꼬박 받아갔습니다."
이렇게 피해를 본 상인과 노인은 60명이 넘고 피해액은 14억 원에 달합니다.
▶ 인터뷰 : 한 모 씨 / 피의자
- "되막기 되막기 하다가 돈도 떼이기도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는데 여러 상인들한테 죄송합니다."
한 씨는 눈물로 죄를 뉘우치고 있지만, 상인과 노인들은 피땀 어린 돈을 날리게 됐습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