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의 통감부 그리고 70~80년대의 중앙정보부와 안전기획부.
굴곡진 우리 역사에서 선뜻 친근하게 느껴지는 장소만은 아닌데요.
이 건물들이 있던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 시민들을 위한 공원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민경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시 남산 청사 건물이 폭탄이라도 맞은듯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육중한 굴착기가 남아 있던 건물 기둥도 꼼꼼히 무너뜨리고. 인부들은 먼지가 일지 않도록 쉴새없이 물을 뿌립니다.
회색 콘크리트 잔해들이 싹 치워진 뒤, 이곳에는 2만3천㎡에 달하는 푸른 공원이 들어섭니다.
서울시는 남산 예장자락에 위치한 청사 건물 4개동을 해체하고 시민들을 위한 '걷기 좋은 공원'을 조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산업화 시절 안전기획부 등 정보 기관이 위치했고 거슬러 올라가 국권을 빼앗겼던 구한말에는 일제의 통감부가 있어 암울했던 역사를 상징했던 남산 예장자락.
이곳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에 이제는 노인이 된 젊은 독립군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관 / 전 광복군동지회 회장
- "상당히 저로서는 뜻 깊게 느꼈습니다. 이 남산의 광복이 서울시의 광복으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전체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장자락에서 남산 정상을 연결하려 했던 곤돌라는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없던 일로 했습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서울시는 2018년 3월까지 공원 조성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입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 [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