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씌었다”…딸 잔혹 살해 모자 정신감정 추진

“악귀가 씌었다”며 친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어머니와 오빠에 대해 경찰이 정신감정 유치 절차를 밟기로 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23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어머니 A씨(54·여)와 아들B씨(26)에 대한 정신 감정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지난 10여년간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기록이 없음에도 살해 동기와 관련해 ‘악귀가 씌여 살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정심간정을 의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감정유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은 필요에 따라 정신 감정을 의뢰할 수 있다.
감정 청구는 검찰이 법원에 하며 감정유치장이 발부되면 경찰은 해당 기간 동안 피의자들을 정심 감정이 가능한 의료기관에 입원시켜 정신 감정을 한 뒤 다시 수사할 수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에 대해 약물 중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지난 19일 오전 6시 40분께 시흥시 자신의 집에서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딸이자 여동생(25·여)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딸은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였다.
A씨와 B씨는 경찰에서 “기르던 애완견의 악귀가 씌여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의 조모는 과거 무속인이었고, A씨도 결혼 전 한동안 신병을 앓다 증상이 멈추자 무속인 길을 거부한 채 결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무속인이던 할머니에서부터 내려온 신내림을 받지 않은 A씨가 아들·딸과 며칠 간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청과 환각에 의해 ‘악귀’를 운운한 것이 범행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