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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마약류 마취제 관리, 중독자 절반이 '의료계 종사자'

기사입력 2016-08-08 13:14 l 최종수정 2016-08-08 13:49

마약류 마취제/사진=연합뉴스
↑ 마약류 마취제/사진=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2년 발표한 '프로포폴 투여와 관련된 사망에 대한 법의학적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1년 국과수가 부검한 프로포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의료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의료인은 일반인보다 마약류 의약품에 접근하기 쉽고, 의료기관의 약품관리 체계도 허술해 윤리 교육 강화를 통한 자발적 정화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꼽힙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1년에 프로포폴 중독으로 숨진 36명 가운데 의사 4명, 간호사·간호조무사 9명, 병원 직원 2명 등 15명(41.7%)을 의료계 종사자로 집계됐습니다.

국과수는 프로포폴로 숨진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주로 마취제를 취급하는 성형외과·피부과·내과·마취과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수면마취제의 일종인 프로포폴은 투약하면 환각 증상을 일으키고 깨어날 때 푹 잔듯한 느낌을 남겨 정신적으로 의존하기 쉬운 약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성형외과, 내과 등 의원급 의료시설 10곳 중 9곳이 현재 프로포폴을 마취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사용량은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프로포폴 등 의료용으로 처방하는 마약성 진통제나 마취제는 다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철제금고에 보관하고 담당자만 취급하도록 관련 지침이 마련돼 있지만, 허술한 관리 체계 탓에 무단 유출해 사용하는 의료인이 꾸준히 적발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성형외과 간호조무사가 환각 상태로 발견돼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광주에서는 지난 5월 간호사가 병실에서 환자에게 처방된 무통주사액 일부를 빼내 자신의 팔에 주사하다가 인기척에 깬 환자에

게 들켰습니다.

이 간호조무사는 무통주사액을 호기심에 처음 투약하고 나서 수차례에 걸쳐 입원 환자에게 처방된 약물을 빼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한 의료 관계자는 "업무적 스트레스와 호기심으로 프로포폴 같은 약물을 접한 의료인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산뜻한 사용감에 또다시 약품을 찾게 된다"며 "의료계 전반에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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