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논란과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화여대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이삼봉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라이프 사업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최 총장은 “본교에서 발생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본관을 점거한 학생은 물론 모든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정부가 진행 중인 평생교육 단과대학, 일명 ‘미래라이프대학’설립에 반대하며 엿새째 본관을 점거하고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달 28일에 본관 소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학 평의원회를 저지했다. 학생들은 평의회 위원 5명을 본관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막고 최 총장과의 만남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 총장은 총학생회를 통해 본관 밖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고, 학생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렇게 학교와 학생들이 대치하는 상황 속에서 지난달 30일 결국 경찰 1600명이 동원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5명의 위원들은 경찰들과 함께 본관을 빠져나온 후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에 관해 최 총장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한 대학 평의원회 등 앞으로의 일정을 중단시키고 학생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겠다”며 학생들에게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학생들은 반성이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오랫동안 학교에 있었지만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사실을 왜곡한 학생들은 반드시 반성을 하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화여대 교수들로 구성된 교수협의회(교협)는 지난 30일 “교수를 비롯하여 학생, 동문 등 모두가 수긍하기 어려운 중요한 결정이 보직자 및 소수의 관련자들을 제외하고는 의견수렴은 차치하고 그 내용조차도 알려지지 않은 채로 단기간에 급조되어 모든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친 상황을 학교당국은 겸허히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학교 측의 불통을 규탄했다.
이어 익명의 한 사회대 교수는 교수협의회 게시판에 “한 대학교에서 단과대학을 새로 설립하는 큰 결정을 놓고 직원들과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 교수들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통보식으로 진행한 행위 자체에 있다고 봅니다”라며 “교육부 고위인사가 망언으로 물러났듯이, 총장단도 우리를 설마 개, 돼지로 보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 논란이 퍼진 후에야 교수들도 학교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총장도 학생들과 대화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 역시 대화를 기다리며 여전히 본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교내에서 만난 이화여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기자회견을 밖에서 지켜봤다. 총장님의 얘기를 잘 들었지만 여전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님은
본관에 가득 들어찬 학생들과 최경희 총장이 만날 수 있는 정례적 대담이나 감담회가 열릴 것이라는 향후 일정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디지털뉴스국 이다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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