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 광란의 질주, 도로 위 참사…얼굴분석 AI로 방지
↑ 사진=MBN |
부산 해운대에서 승용차가 '광란의 질주'를 벌여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은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은 운전자 김모(53)씨가 갑작스럽게 발작을 일으키는 바람에 사고를 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의식불명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질환자의 교통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는 없을까.
2일 세종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컴퓨터공학과 김용국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한국연구재단 과제로 '운전자 주의상태 판단 시스템'(DDS, Drowsiness Detection System)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DDS란 쉽게 말해 '졸음운전 감지 시스템'입니다. 인공지능(AI)이 운전자의 표정과 행동 패턴을 분석해 신체 상태를 파악하고 자동으로 교통사고 예방 조치를 합니다.
인공지능 카메라가 운전자 얼굴을 관찰하면서 눈을 깜박이는 정도나 고개를 앞으로 떨구거나 옆으로 까딱이는지, 하품 빈도 등을 분석해 졸음운전이나 건강 이상이 의심되면 알맞은 조처를 하는 것입니다.
우선 차량 속도를 줄이고, 경고음·경고등을 울리거나 안전벨트를 일시적으로 세게 조이는 등 운전자에게 주의를 시킵니다.
대형 인명 피해가 날 가능성이 큰 버스나 트럭일 경우 DDS가 운전사의 소속 업체 본사로 알림을 보낼 수도 있다. 본사는 운전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휴식을 권하거나 경고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팀은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에 적용돼 화제를 모았던 '딥러닝' 기술을 DDS에 적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교수팀 DDS는 낮과 밤, 우천 상황, 운전자의 안경·선글라스 착용 등 셀 수 없이 다양하게 변하는 환경적 요인들을 스스로 학습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기술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AEB는 전방 차량과 충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장치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모든 신차에 이 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17일 영동고속도로에서 41명이 사상하는 대형 사고가 일어나면서 의무화 논의에 불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AEB는 수백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여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부담인 데다,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고 있을 때는 효용성이 떨어지는 등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 교수는 "DDS는 운전자의 기본 의무인 '전방 주시' 여부를 실시간 감시하고
그는 "DDS 상용화가 2∼3년 이내에 가능할 전망이지만 제조사나 운송업체는 비용을 부담스러워 한다"면서 "영동고속도로나 해운대 참사의 재발을 막으려면 정부는 하루빨리 차량 안전 시스템 의무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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