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1, 2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왜 무죄가 선고된 걸까요?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 입영 대상인 3급 판정을 받은 28살 김 모 씨.
그런데 4년 뒤 재검사에선 병역이 면제됐습니다.
4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 씨는 자신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모르겠다'며 병원에서 성 주체성 장애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했습니다.」
20차례에 걸쳐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아 가슴을 키우는 등 신체 변화까지 있었습니다.
결국 병역 회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
「검찰은 평소 군대에 관한 글을 SNS에 자주 썼고, 공격성을 보이는 등 누가 봐도 남성인 김 씨는 여성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김 씨는 성 정체성 혼란에 따른 고통이라고 맞섰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매니큐어를 칠했고, 성형수술을 하는 등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겁니다.」
법정 대결 끝에 법원은 검찰이 아닌 김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 씨가 여성의 삶을 추구하다가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 혼란이 인정된다고 본 겁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군 면제 뒤 김 씨가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건강에 위험 부담이 큰 만큼 속임수가 아니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 deep202@mbn.co.kr ]
영상취재 :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 강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