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살인적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 불볕더위에 4살 어린이가 유치원 통학버스에 무려 8시간을 갇혀있다 의식불명에 빠진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뉴스추적, 이상은 기자에게 숨겨진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은 기자,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죠?
【 기자 】
네, 저도 정말 안타까운데요.
지난 29일 오후 4시 42분, 광주광역시 한 유치원 통학버스 안에선 4살 짜리 아이가 발견됐습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였는데요.
이 아이는 유치원에서 하는 돌봄교실에 참가하려고 이날 아침 8시 55분 집 앞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통학버스가 유치원에 도착해 다른 아이들이 모두 내릴 때 혼자서만 못 내리고 계속 버스 안에 있다 8시간이 지나서야 기사에 의해 발견이 된 겁니다.
【 질문2 】
이 더위에 8시간을요? 아이 어머니, 큰 충격을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어머니는 일단 아이가 남아 있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유치원에 내린 다음 통학버스 기사가 세차를 한 후 대로변에 차를 세우고 개인적인 일을 보러 갔는데 어떻게 그동안 아이가 버스에 있다는 걸 몰랐을 수 있냐는 겁니다.
▶ 인터뷰 : 피해 아동 어머니
-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고 있는 거를 확인을 못 했다는 거가 저희는 사실은 이해가 안 되거든요. 그런데 그날 그렇게 차에서 안 내렸으면 안 울고 그냥 얌전하게 있을 애가 아니거든요. 그러면. 혼자 있으면 무섭잖아요. 더 울었을 건데 그 차를 운전하면서 그것을 못 봤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돼요."
【 질문3 】
네, 유치원 측은 아이가 버스에 남아있는 걸 왜 몰랐다고 했나요?
【 기자 】
네 유치원 측은 지금이 방학기간이라 결석하는 아이가 많아 버스에 탄 아이와 유치원에 도착한 아이 숫자를 대조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통학버스 운전기사와 통화를 해 봤는데요.
아이가 있는 걸 알았으면 그대로 뒀겠냐면서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세차하고 그러시는 동안 아이가 한번도 문을 두드린다거나 소리를 지른다거나 그런 게 없었나요?) (네, 그랬다면 어떻게 그대로 그 상황이 됐겠습니까? 그 상황은 아이가 잤든가 깨어있었으면 소리를 냈겠죠. 저희도 잤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되죠.) (그런데 자고 있었어도 인솔교사가 그 아이를 봤을 거 아니에요? 앉아있는 거를?)
(봤으면 그대로 내렸겠습니까? 애를 그냥 놔뒀겠어요? 봤으면? 못 봤으니까 그랬겠죠.)
인기척이 없어서 누군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없었다는 건데요.
아이 어머니 말에 따르면 이 통학버스엔 CCTV가 없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전혀 확인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 질문4 】
CCTV가 없다니 참 답답한데요. 이상은 기자, 아이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요?
【 기자 】
여전히 의식불명에 빠져있습니다.
보통 체온이 40도까지 오르면 두통이 찾아오고 메스꺼움과 탈수증상도 나타나는데요.
이걸 일사병이라고 합니다.
체온이 40도가 넘으면 열사병이라고 하는데, 그때부턴 의식과 맥박에까지 문제가 생겨 자칫하면 사망에 이릅니다.
이 아이는 발견 당시 이미 체온이 42도까지 오른 상태였는데요.
사건 당일 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35.3도로 버스 내부 온도는 40도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질문5 】
아이와 그 가족들에겐 또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이 아이에겐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두살난 동생이 있습니다.
이들은 조선족인데 돈을 벌기 위해 수년 전 중국에서 한국으로 왔습니다.
부모님은 생계를 위해 맞벌이를 하는데 한국에 친인척도 없다보니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던 겁니다.
원래는 다른 유치원에 다녔는데 이 유치원이 체험 학습을 많이 한다는 말을 듣고 지난 3월부터 이 유치원으로 일부러 옮겼다고 합니다.
【 질문6 】
유치원 측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기자 】
유치원 인솔교사와 당직교사, 원장, 통학버스 기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오늘 광주지방경찰청에 입건 됐습니다.
담당 경찰은 그날 등원하기로 한 원생의 숫자와 실제로 유치원에 도착한 원생의 숫자를 대조하지 않은 점에 대해 중점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7 】
더위 속에서 어린이가 통학버스에 갇힌 게 처음은 아니죠?
【 기자 】
네 지난달 1일 광주광역시 한 어린이집에선 5살난 여자아이가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통학버스 안에 갇혀있었습니다.
2011년 8월엔 경남 한 어린이집 승합차 안에 5살 남자아이가 7시간 동안 갇혀 있다 숨지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덥고 숨막혔을까요?
통학버스 사고, 평소에도 당연히 조심해야겠지만 요즘같은 폭염 속에 아이를 두고 내리는 이런 무책임한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뉴스추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