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버스 속 방치된 아이…되풀이 되는 이유?

폭염 버스 속 방치된 아이…되풀이 되는 이유?

↑ 폭염 버스 속 방치된 아이/사진=MBN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 아이가 차량에 방치됐다가 화를 당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9일 오후 4시 42분께 광주 광산구의 모 유치원 25인승 통학버스 뒷좌석에서 A(4)군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운전기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군은 체온이 40도를 넘는 열사병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29일 광주는 말 그대로 찜통더위였습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이미 30도를 웃돌았으며 낮 최고기온이 35.3도를 기록, 폭염 경보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이 정도 더위면 차량 내부 온도는 60∼70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른도 10분 이상 견디기 어려운 살인적인 더위에 네 살 아이가 8시간이나 방치된 셈입니다.

A군과 다른 원생들을 태운 버스는 오전 9시 10분께 유치원에 도착했으나 인솔교사와 운전기사는 다른 원생들만 하차시키고 A군이 차량에 남겨진 것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인솔교사와 운전기사는 9명밖에 안 되는 아이들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유치원 측이 출석체크를 정확하게 했더라도 안타까운 사고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무심해도 너무 무심한 어른들 때문에 어린 생명이 꺼질 위기에 처한 셈입니다.

통학차량 내 아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사례는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1일 광주 북구의 한 어린이집 차량에 5살 여자아이가 오전 10시부터 2시간 방치됐다가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어린이집 측은 차 안에서 잠든 여아가 없어진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버스 안에 방치돼 있던 아이를 찾아 왔습니다.

이런 사실은 방치됐던 아이가 부모에게 오랜 시간 차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수년 전에는 찜통더위 속에 5살 아이를 통학차량에 방치했다가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이 구속되고 인솔교사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2011년 8월 경남의 한 어린이집 통학용 승합차 안에 5살 남자아이가 7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숨졌습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직접 통학차량을 운전했고 인솔교사까지 있었지만, 숨진 아이가 차에 있는 줄도 모르고 문을 닫은 채 차량을 도롯가에 세워뒀습니다.

숨진 아이는 오전 9시께부터 차 안에 방치됐지만, 오후 4시께 아버지가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왔을 때가 돼서야 차 안에 방치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