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오락실 단속 경찰관, 오락실 업주에게 수사보고서 넘겨

불법오락실 단속 경찰관, 오락실 업주에게 수사보고서 넘겨

↑ 불법오락실 단속 / 사진=연합뉴스

불법오락실 단속 업무를 맡은 현직 경찰관이 고등학교 동창인 오락실 업주에게 수사보고서를 넘겨줬다가 긴급체포됐습니다.

앞서 또 다른 불법오락실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알려준 혐의로 경찰 간부가 구속되는 등 올해들어 인천 지역 경찰관과 불법오락실간 유착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혐의로 생활안전과 광역풍속단속팀 소속 A(34) 경장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A 경장은 올해 5월 말께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한 불법오락실 업주 B(34)씨에게 인천경찰청 광역풍속단속팀이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4용지 23장 짜리인 이 수사보고서는 A 경장과 같은 팀 소속인 동료 경찰관이 작성한 것으로 인천 시내 불법오락실 3∼4곳을 압수수색하거나 단속한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수사보고서는 전날 오후 인천 계양경찰서와 서부경찰서가 합동으로 불법오락실을 단속하던 중 B씨가 운영하는 업소에서 영업 장부와 함께 발견됐습니다.

A 경장은 B씨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졸업 후에도 계속 연락을 하고 지냈습니다.

B씨는 경찰에서 "오락실 영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경찰관 친구에게 부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경장이 B씨에게 수사보고서를 넘긴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와 또 다른 단속 정보 등을 건넸는지 등도 조사해 조만간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또 오락기를 불법으로 개·변조한 혐의(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위반)로 체포한 B씨에 대해서도 구속 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B씨와 같은 혐의로 함께 체포된 바지사장과 종업원은 일단 석방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수사할 예정입니다.

앞서 또 다른 불법오락실 업주와 수시로 연락하며 단속 정보를 알려준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인천 남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간부도 구속됐습니다.

C(58) 경위는 올해 초 불법오락실 업주(43)에게 인천경찰청 풍속광역팀의 단속 차량 2대의 번호와 수사팀 직원 14명의 개인차량 번호를 알려줘 경찰 단속을 피할 수 있게 도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C 경위는 1년간 600여 차례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업주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업주와 연락해 내부 지침을 위반한 나머지 간부 경찰관 2명에 대해서도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