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뒤 '사지 마비'…3억5천만 원 배상

【 앵커멘트 】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뒤 사지가 마비된 산모에게 병원 측이 3억 5천만 원을 물어주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수술 과정에서 잘못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류철호 기자입니다.


【 기자 】
2년 전 임신 39주째를 맞은 서른 다섯 살 김 모 씨는 산통이 시작돼 인천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

「병원 측은 산전 검사 결과,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제왕절개 수술을 실시했고, 김 씨는 꿈에 그리던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회복실로 옮겨진 김 씨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수술 당일 밤부터 갑자기 심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의료진들은 온찜질을 하는 등 응급 조치를 했지만, 김 씨는 구토와 하혈까지 하며 증세가 더 심해졌습니다.

결국, 김 씨는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양쪽 팔과 다리가 마비된 상태였습니다.

이에 김 씨 가족들은 병원의 과실을 주장하며 12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병원 측은 잘못이 없다고 맞섰지만, 법원은 병원의 책임을 일부 인정해 3억5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병원 주장 대로 수술 과정상의 과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류철호입니다.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