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학생에게 불쾌감 메시지 보낸 교수 징계 정당"

학생에게 사적인 연락을 하고 불쾌감을 유발하는 시와 사진을 보낸 대학 교수에게 정직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서울 소재 한 대학의 A 교수가 대학 총장을 상대로 “징계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학생이 단순한 교수 제자 사이의 관계를 넘어 불쾌감과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A의 행동은 비위의 정도가 무겁고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교원은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이를 손상하는 행위는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A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한 여학생에게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500여 건을 보냈다. 주로 안부를 묻거나 약속을 정하는 등의 사적인 내용인데다 밤 늦게 문자를 보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제일 좋아하는 꽃이 무엇인지 묻고 그 꽃을 여성의 엉덩이에 비유한 시를 써서 보내기도 했다. 이 학생은 A 교수에게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는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통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수는 또다른 학생 10여 명에게 자신의 사진을 보내고 학생들에게도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재판에서 “시 창작에 관심을 가진 학생에게 예술적 교류를 위해 사진과 시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메시지를 보낸 기간, 횟수, 전송 시각과 내용 등을 토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