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항공료 횡령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정 전 감독의 친형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감독의 친형 명근 씨는 지난 2007년 정 전 감독의 매니지먼트사 대표를 역임하며 정 전 감독이 쓴 해외 항공료 2700만원을 인천시 측에 부당하게 청구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시민단체들의 고발 조치로 정 전 감독의 서울시향 항공료 횡령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시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정 전 감독의 친형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바가 있다”며 “그가 정 전 감독의 매니저 역할을 했던 2009년 이전까지 시향에 청구한 항공료 내역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진 조사”라고 밝혔다.
명근 씨는 특수목적법인 인천아트센터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 두 개를 설립한 뒤 이 회사와 여러 건의 용역을 시행한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만들어 은행에서 41억원을 대출받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현재 복역 중이다.
당시 검찰은 정 전 감독 형제의 모친이 설립자로 등재된 미국 소재 페이퍼컴퍼니 ‘BSA’가 정 전 감독의 매니지먼트사였던 CMI로부터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출연 수수료 등 각종 해외 공연에서 발생한 수수료를 불법으로 편취한 사실을 확인하고 CMI 대표를 함께 역임했던 명근 씨에게 횡령죄 등을 적용해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종로 경찰서는 명근 씨를 상대로 2006~2009년 사이 서울시향에 청구된 정 전 감독의 해외 항공료에서 이 같은 허위·중복 청구사례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서울시향 공연이 아닌 다른 해외 기관의 초청공연으로 인한 항공료까지 서울시향에 이중으로 청구됐는지 여부가 이 사건 조사의 핵심 쟁점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에는 정명훈 전 감독이 종로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는 등 시민단체 항공료 고발 사건으로 정 씨 형제가 모두 경찰 조사를 받은 상태다.
정 전 감독은 이날 피고발인 조사에서 “공금을 유용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1년 반 만에 이런 질문이 나온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말로 관련 의혹을 거듭 일축했다. 조사를 마치고 정 전 감독은 다음날 바로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검찰과 함께 그간 조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위법성 여부를 법리검토하는 단계에 있다”면서도 “최종 수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한편 정 전 감독은 15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다음날 바로 해외로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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