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에 이어 이번엔 시골 축사였습니다.
한 지적장애인이 20년 가까이 돈 한 푼 받지 못한 채 노예처럼 부려진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을 했던 시골 축사 옆 숙소는 몸을 누이기에도 어려운, 악취 가득한 쪽방이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축사농가.
지적장애 2급인 48살 고 모 씨가 강제노역을 한 현장입니다.
고 씨는 지난 1997년부터 68살 김 모 씨 부부가 운영하는 젖소 농장에서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돈 한 푼 받지 못한 채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고 씨는 축사 바로 옆, 이 악취 가득한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무려 20년 가까이 비참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이른바 '축사 노예' 생활을 한 고 씨는 지난 1일 지옥 같은 축사에서 도망쳐, 인근 공장에서 경찰에게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처음엔 김 씨 부부에게 고 씨를 데려갔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집을 데려다 주는데 집 안으로 안 들어가고 축사 안 창고로 들어가니까…."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경찰은 고 씨가 20년 동안 실종 신고가 돼 있었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확인했습니다.
실종신고를 낸 고 씨의 어머니는 축사와 불과 15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30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는 아들을 만나는데 20년이 걸린겁니다.
경찰은 김 씨 부부에게 고 씨에 대한 불법 감금과 폭행이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