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직장인들은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이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질텐데요.
서울의 한 마을버스 회사는 기사들의 식사시간을 겨우 12분만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마을버스를 운전했던 정윤호 씨는 지난 7년간 점심은 거르기 일쑤였습니다.
새벽 5시부터 오후 2시까지 9시간을 일하는데, 식사시간이 따로 없었던 겁니다.
▶ 인터뷰 : 정윤호 / 마을버스 기사
-"한 바퀴 도는데 한 시간을 주는데 밥 시간이라고 한 10분을 더 줘요. 70분에 한 바퀴 돌아오면 10분밖에 안 남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밥 먹을 시간이 없다는 거죠."
배차 시간표를 확인해봤습니다.
평균 1시간 정도 걸리는 운행코스인데, 점심 시간이 포함된 운행일정에는 10시 48분부터 12시까지 1시간 12분을 배정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운행을 마치면 남는 시간은 겨우 12분 남짓.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그렇다면 실제로 종점에서 식당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시간을 재면서 직접 걸어보겠습니다. 가장 가까운 식당가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었을 때 4분 정도 걸렸습니다. 왕복하면 식사시간은 5분밖에 안되는 겁니다."
종점엔 식당은 커녕, 화장실 하나 변변치 않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합니다.
결국 기사들은 밥 먹을 시간을 확보하려면 과속이나 신호 위반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인터뷰(☎) : 서울 금천구청 관계자
- "행태가 다 비슷한 거 같더라고요. 운전종사자 분들의 점심시간이라고 딱히 한 시간을 줘라. 이런 규정도 없고…."
기사들의 처우뿐 아니라 승객들의 안전까지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