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발생한 울산 지진으로 부산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가운데 부산 지역 학교 건물의 70%가 강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국에 내진 설계가 적용된 학교 건물은 23.8%에 불과해 내진 보강공사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학교 건물의 내진 비율은 29.3%에 불과하다. 부산지역 초·중·고교 642곳의 내진 대상 건물 1404개 동 가운데 내진이 적용된 건물은 411동이다. 나머지 993동의 학교 건물은 내진력이 없어 지진 피해에 속수무책인 셈이다.
내진 적용 건물 411동 가운데 362동은 2004년 내진 관련 법규 시행 이후에 지어져 내진 설계가 적용됐으며, 나머지 49동은 2004년 이전에 지어졌지만 내진 보강공사가 완료됐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연간 몇 동의 건물만 내진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모든 학교에 보강 공사를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진 등 비상상황 때 학교 건물은 시민 피난처로 활용되기 때문에 학교 내진은 매우 중요하지만 예산의 한계로 내진 보강공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진 설계가 적용되거나 보강공사가 마무리된 학교 건물은 규모 5~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학교 건물 내진 부실로 지진이 발생하면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규모 5.5 이상의 지진이 부산이나 근교 내륙에 발생한다면 대부분의 학교가 무너지거나 크게 파괴돼 학생들의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34억 46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건물 8동에 대해 내진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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