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출연기관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홍준표 지사의 모교이자 폐교된 합천의 시골 초등학교로 신축 이전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창원에 있던 진흥원을 시골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 공급이 적은데다 하필 홍 지사의 모교로 신축 이전키로 하면서 고향에 대한 보은 차원이 아니냐는 것이다.
5일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은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창원시 의창구 경남발전연구원 내 사무실을 합천군 덕곡면 학남초등학교로 신축 청사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총 사업비는 88억원을 들여 9800여㎡의 부지에 지상 2층 규모의 사무실·연습실 건물 1동과 작가·직원 숙소동 1동 등 모두 2개동, 건축면적 약 3000㎡ 규모다. 이달부터 설계에 들어가 오는 11월 착공해 내년 10월 준공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진흥원과 합천군이 각각 40억원과 48억원을 부담한다.
그러나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전하는 학남초의 경우 지리적으로 문화예술 수요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고, 예술단체 등 창원 등 도심에 기반을 둔 문화행정 서비스가 퇴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새 청사가 들어서는 학남초는 홍 지사가 졸업한 모교인데다 진흥원의 이사장을 홍 지사가 맡고 있어 이번 신축 이전이 홍 지사가 사실상 고향에 대한 보은 시책이란 것이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지난 2013년 7월 홍 지사가 유사 출자출연기관 통폐합을 하면서 기존 경남문화재단,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경남영상위원회 등 3개 기관을 통합해 출범한 문화예술지원 재단이다.
또 도와 진흥원이 이같은 이전 사실 정보가 사전에 노출될 경우 구설에 오르고 이전 절차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서 그동안 쉬쉬해왔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달 23일 경남도의회 정례회 마지막 날 의회에 진흥원의 이전 사실을 보고했다. 공교롭게도 진흥원은 같은날 이사회를 개최해
이에 대해 경남도와 진흥원 관계자는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그동안 청사 신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합천이 지리적 불편함에 대한 우려가 나왔으나 서북부 경남의 균형발전 취지와 합천군이 적극적으로 유치 의사 보여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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