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나 땅콩을 먹으면 두드러기가 나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알레르기를 '아나필락시스'라고 부르는데요.
대처법만 알면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런 증세를 가진 어린이가 입학하자 부모에게 특이한 확인서를 요구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30대 김 모 씨의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은 '아나필락시스'라는 알레르기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김 씨는 학교 관계자에게서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알레르기로 응급상황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워져도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써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해당 학부모
- "저는 받아들이지 못하겠더라고요. '내 아이 죽어도 학교 책임 없습니다'라는 각서를 쉽게 써 줄 수 있는 부모가 누가 있겠어요."
김 씨가 강력히 항의하자 학교 측은 없던 일로 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 인터뷰(☎) : 학교 관계자
- "학생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처음 그 사안을 접수했을 때에는 우리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양해를 구한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응급 주사기를 휴대하는 등 정확한 대처법만 알면 얼마든지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안영민 /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위험하긴 하지만 적절히 빨리 진단해서 치료를 하면 많이 극복할 수 있는 그런 병으로서, 최근에 진단은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망률은 그만큼 증가하진 않고…."
서울시 교육청은 내일(5일)부터 해당 초등학교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