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콘트리트 기둥(PHC)’ 입찰담합 중소기업 대표 등 무더기 기소

조달청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납품과정에서 고강도 콘크리트 기둥인 ‘PHC 파일’ 입찰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이하 한국원심력조합) 관계자와 회원사 대표 등 2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한국원심력조합 이사장이자 S사 대표 이 모씨(71), 조합 전무인 강 모씨(62)와 전략기획실장 박 모씨(55) 등 3명을 입찰 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원심력조합 회원사이자 담합에 참여한 중소기업 전·현직 대표와 임직원 20명도 함께 기소됐다.
이들 PHC 파일 제조업체는 2011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PHC 파일 가격을 담합해 총 1630회에 걸쳐 6562억원 규모의 부정 낙찰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PHC 파일 입찰에 참여할 때마다 사전에 낙찰 예정사와 들러리사를 정하는 수법으로 특정 업체가 일감을 따내도록 모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방 조달청장 출신인 강씨는 2012년 4월 조합 전무로 자리를 옮긴 뒤 같은해 6월부터 9월까지 조달청 공무원에게 각종 편의를 부탁하고 골프 접대를 하는 등 138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도 받고 있다. 박씨는 회원사들이 공동구매하는 자재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2012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522회에 걸쳐 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약한 지반을 보강하기 위한 콘크리트 기둥을 뜻하는 PHC 파일은 중소기업 경쟁 제품으로 현재 중소기업만이 납품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검찰은 이씨 등이 관급 공사에서 생산·출고량을 조절해 가격을 통제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사급) 시장에서의 가격도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