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효순·미선 추모집회 불법제지…정부, 배상해라”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평통사)이 지난해 경찰의 부당한 제지로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13주기 추모행사’가 무산됐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규홍 부장판사는 평통사 측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가 평통사에 100만원, 평통사 오미정 사무처장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평통사가 미리 집회 신고를 했고 행사가 채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신고된 장소와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 단체의 차량을 견인한 것은 위법”이라며 “집회의 자유가 지나치게 소홀히 취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차량 견인을 방해한 오 사무처장의 행위도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반대한 것으로,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평통사는 지난해 6월 13일 오후 광화문 KT 앞 인도에서 ‘효순·미선이’ 추모행사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런데 마침 신고 장소 근처에서 다른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려, 일단 바로 앞 5차선 도로의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차량을 이동시켰다.
하지만 이를 본 경찰들이 신고 내용과 다르다며 차량을 둘러쌌고, 평통사 측은 차량을 이동시킬 테니 풀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여분 뒤 견인차가 오자 오 사무처장은 불법 견인이라며 차량 앞에 드러누웠다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오 사무처장을 48시간 뒤 석방했고, 이에 평통사 측은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