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숨기려고 성폭행 주장?…상대 男 '무죄'
↑ 사진=연합뉴스 |
성폭행 피해를 봤다는 10대 여성과 합의하고 이뤄진 성관계라는 남성의 엇갈린 주장에 대해 법원이 '성관계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모면하려는 허위의 주장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건은 지난해 3월 30일 오전 3시께 벌어졌습니다.
A(17)양과 한 때 사귀던 사이인 B(20) 씨는 우연한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당시 A양은 노래방에 같이 간 일행 무리에서 빠져나와 B 씨 일행과 합석해 술을 마셨습니다.
술은 A양과 B 씨를 비롯해 B 씨와 함께 사는 C 씨, 지인 D 씨 등 4명이 B 씨의 집에서 마셨습니다. 이 중 D 씨는 먼저 귀가했습니다.
이후 A양과 B 씨는 C 씨가 잠이 든 사이 성관계를 했습니다.
이때부터 A 양과 B 씨의 진술은 엇갈립니다.
A 양은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B씨가 멍이 들 정도로 자신의 팔을 세게 눌러 반항을 억압한 뒤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먼저 잠이 든 C 씨에게 도와 달라며 소리를 쳤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B 씨는 서로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의 성관계 사실은 B씨가 자신의 입을 통해 제삼자에게 알려졌고, 이 때문에 A양은 B 씨의 여자친구와 학교에서 다퉜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관계 사실이 학교 교사와 학생뿐만 아니라 A 양의 부모에게도 알려졌습니다.
A 양의 부모는 B 씨를 고소했고, B 씨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C 씨는 일관되게 피해자에게서 도움을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고, 피해자의 도움 요청을 모른척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나이 어린 피해자가 B 씨와 성관계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모면하려고 허위의 진술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는 1일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피해자의 친구조차 피고인 B 씨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다"며 "공소사실에대한 원심의 무죄 판단은 정당한 만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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