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직원 뇌물잔치…구멍 뚫린 공항 대테러 관리
↑ 공항공사/사진=연합뉴스 |
김포·김해·제주공항의 핵심 폭발물 탐지장비 납품과정에서 금품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업자는 대당 1억원이 넘는 장비를 납품하겠다고 속이고 대신 2천만원짜리를 납품했고, 한국공항공사 직원은 뇌물 2천만원을 받고 눈감아줬습니다.
또 공항공사의 대테러요원들은 허위서류를 만들어 훈련용 폭발물 부품을 사들인 것처럼 꾸며 뒷돈을 챙기는 등 공항의 대테러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부정처사 후 뇌물수수와 사기 혐의로 한국공항공사 대테러 폭발물 처리요원 최모(45)씨를 구속기소하고, 물품납품업자 김모(36)씨를 뇌물공여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검찰이 낸 자료를 보면, 2010년 9월 김씨는 한국공항공사 본사에서 폭발물 탐지장비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고 군대 선배이자 구매 담당인 최씨에게 접근했습니다.
"한 대에 1억800만원 하는 장비를 납품할 테니 도와달라"면서 미국 업체 명의의 거짓 시험성적서를 냈습니다. 해당 미국 업체는 폭발물 탐지장비를 만들거나 성능 시험한 적도 없었습니다.
김씨는 자신이 차명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을 들러리로 내세워 입찰에 참가해 대당 1억800만원인 폭발물 탐지장비 3대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따냈습니다.
그러나 김씨가 제시한 폭발물 탐지장비는 완제품으로 출시된 적이 없었습니다. 있지도 않은 장비를 납품하겠다고 속인 셈입니다.
김씨는 한 대에 1억원이 넘는 장비 대신 2천만원에 수입한 장비 3대를 납품하겠다고 최씨에게 말하고 묵인해달라고 청탁했습니다.
묵인의 대가로 차량 대금을 대납해 주는 등 2천만원의 뇌물을 건넸습니다.
김씨는 6천만원에 장비 3대를 납품하고, 공항공사에서 3억2천400만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김포·김해·제주공항에서 6년째 쓰고 있는 대당 2천만원짜리 폭발물 탐지장비가 성능에 문제가 있는지는 따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습니다.
부산에 있는 물품납품업자 김모(52)씨는 한국공항공사 대테러 폭발물 처리요원들과 사기범행을 공모했습니다.
부품 구매 수량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훈련용 모의 폭발물 부품 구입비용을 과다 청구한 허위 견적서를 만들어 공항공사에 제출해 부품대금을 받았습니다.
김씨는 이런 수법으로 3천800만원을 공항공사에서 받아 최씨 등 한국공항공사 대테러 폭발물 처리요원 5명에게 줬습니다.
폭발물 처리요원들은 사지도 않은 모의 폭발물 제조부품을 산 것처럼 거짓 서류를 냈고, 실제로 폭파 훈련을 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습니다.
검찰은 납품업자 김씨와 폭발물 처리요원들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에 정직원으로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폭발물 탐지장비 구매 전 과정을 납품업자와 유착된 대테러요원 1명이 맡았고, 공항공사에서 아무런 사전·사후 감독을 하지 않아 이런 범행이 가능했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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