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자전거·지팡이…사라진 양심 물품들 ‘씁쓸’

2000년대 초반 지자체별들이 앞다퉈 도입했던 양심자전거와 양심우산 등 양심 물품 대여가 회수율이 낮아 대부분 중단됐다.
23일 경기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군포시는 지난 2000년 시청 민원실과 동사무소, 전철 역사 등에 ‘양심우산’ 수 백개를 비치하고 필요로 하는 시민에게 무료로 빌려줬다. 그러나 이 양심우산 대여는 2009년께 사라졌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일부 있었지만 우산이 훼손되거나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앞서 시는 1999년 4월에도 시청 앞에 양심자전거 25대를 비치하고 시민에게 빌려줬으나 한 달여 뒤 자전거가 한 대도 돌아오지 않았다.
시는 이후 몇 차례 새로 사거나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며 나선 기업체와 시민으로부터 기증을 받아 다시 자전거를 비치했으나 여전히 회수율이 낮고 훼손이 결국 대여 사업을 접었다.
안양시 동안구 한 주민센터 역시 비슷한 시기 자전거와 우산을 주민자치위원회로부터 기증받아 민원인들에게 무료로 빌려줬으나 상당수가 돌아오지 않아 얼마 뒤 대여를 중단했다.
2005년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도봉사무소(옛 북한산북부사무소)는 등산객들의 안전한 산행과 수목 훼손을 막고자 50여개의 양심지팡이를 비치하고 무료로 빌려줬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지팡이 개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아예 대여할 수 없는 실정에 이르렀다.
군포시 관계자는 “당시 우산의 경우 위에 노란색으로 ‘양심우산’이라고 써 놓았는데도 회수가 잘되지 않아 결국 대여를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빌려 간 시민이 깜빡하고 자전거와 우산을 반납하지 못하거나 부서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일부는 고의로 반납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아쉬워했다.
[디지털뉴스국 한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