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부산 원양어선인 광현 803호에서 살인을 저지른 베트남 선원이 양주 2병을 나눠 마신 뒤 기관장과 선장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현 803호의 항해사 이 모(50)씨는 20일 “어장 이동을 위해 하루 쉬던 중 선장이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선원들에게 양주 2병을 나눠줘 마시게 했다가 사건이 터진 것 같다”라고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 항해사는 “당직 근무 후 선실에서 쉬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선원이 ‘선장이 죽었다’고 말해 놀라서 갑판으로 나갔다”면서 “선장은 얼굴과 몸이 피투성이가 돼 숨져 있었고 기관장은 침실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하고 배에 숨어 있는 베트남 선원을 찾아내 피가 묻은 흉기를 몸싸움 끝에 빼앗았다”면서 “흉기를 빼앗긴 베트남 선원들은 힘이 빠졌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라고 말했다.
이 항해사는 “베트남 선원들이 평소 술을 마시면 다혈질이 돼 다른 선원들이 같이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면서 “베트남 선원에게 왜 살해했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원들 수고한다고 격려해 주려 한 것이
앞서 20일 오전 2시께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상에서 운항 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A(32) 씨와 B(32) 씨가 선장 양모(43)씨, 기관장 강모(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디지털뉴스국 박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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