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5도 꽃게 흉년이 최소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꽃게 수 감소로 어획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그 나마도 중국어선이 어장을 싹쓸이 하면서 서해 5도 어민들의 ‘이중고((二重苦)’도 해를 넘길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17일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내년 봄까지 꽃게 저생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서해수산연구소와 수협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1월부터 6월 10일까지 경인지역 바다에서 711t의 꽃게가 잡혔다 경기해역이 포함된 수치지만 비중이 낮아 사실상 인천해역에서 잡은 꽃게가 대부분이다.
2656t의 꽃게를 잡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년 만에 4분의 1 토막이 났다.
연구소는 수확량이 더 많은 가을 꽃게철이 남아 있지만 올해 경인지역 꽃게 조업량은 3000~4000t에 그치고,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06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올해와 내년 초 조업에 영향을 미치는 꽃게 수가 적게 관찰됐기 때문이다. 연구소가 지난해 7~8월 인천해역 50개 지점에서 유생밀도를 조사한 결과 어린 꽃게 780마리가 관찰됐다. 연구소가 연 1회 실시하는 유생밀도 조사는 바닷물 1㎥에 들어 있는 새끼 꽃게 수로 판단하는데, 수가 많을 수록 다음해 조업 현황이 좋다. 9000~1만t의 꽃게를 잡던 2009~2013년 땐 유생밀도가 1600마리에 달했다.
임양재 서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박사는 “작년에 이어 오는 7~8월 조사에서도 유생밀도가 낮아지면 꽃게 흉년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개체수 감소 원인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강수량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어린 꽃게에 치명적인 해파리가 유생밀도 감소에 영향을 주지만, 2014~2015년엔 해파리가 그렇게 많지 않아 전문가들은 적은 강수량을 주목하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꽃게가 많이 잡히던 2009~2013년 경인지역 5~7월 강수량은 700mm가 넘었지만 2014~2015년 강수량은 270mm로 낮았다.
꽃게 주 산란기인 5~7월에 현미경으로 관찰해야할 만큼 작은 게가 먹고 살만한 충분한 먹이가 빗물을 통해 육지에서 바다로 전달돼야 하는데 그 양이 적을 경우 새끼 꽃게가 굶어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문제는 개체 수를 높일 방안이 여의치 않다는 것. 어획을 자제하며 한동안 꽃게를 보존하거나, 양식 꽃게를 방류하는 방법이 있으나 어민 생계와 고비용이 문제다.
임양재 박사는 “꽃게는 단년생이고 알을 많이 낳는 특성이 있어 (생태적) 특성이 좋아지면 다시 회복될 수 있다”면서 지나친 비관을 경계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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