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이 촬영한 '6·25'사진 1천500여점 기증…"역사적 가치"
↑ 6·25/사진=연합뉴스 |
'6·25전쟁' 당시 한국군 정훈장교가 촬영한 미공개 사진 1천500여 점이 최근 육군에 기증됐습니다.
미군이나 외신 기자가 찍은 6·25 사진은 많지만 한국군이 찍은 사진은 드물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육군은 6·25전쟁 당시 정훈장교로 활동했던 고(故) 한동목 중령이 촬영한 사진 1천500여 점을 기증받아 19일 그중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기증된 사진들은 38선을 넘어 북진하는 미군 고사포대대, 판문점 포로교환, 고지에서의 전차 사격, 영천의 피난민 행렬 등 전쟁의 실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특히 북진하는 미군 고사포대대의 모습이나 전쟁 뒤 5군단 창설식에서 4명의 한국군 군단장들이 함께 찍힌 장면 등은 지금까지 사진으로 공개된 적이 없었습니다.
육군 관계자는 "미군 고사포대대가 38선을 넘어 북진하는 장면은 미군 사진 자료에도 없으며, 5군단 창설식 사진들도 미군 중심으로 찍힌 사진은 많았지만 한국군 군단장들만 모인 사진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6·25전쟁 4주년 시가행진 장면도 신문에 보도된 사진은 남아있지만 군이 보유한 사진은 없었습니다.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 교수는 "6·25전쟁 초기부터 전후 복구까지의 사진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전문가인 양종훈 상명대 교수도 "미군 종군기자가 촬영한 사진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자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동목 중령은 1950년 육사 9기로 임관, 전쟁 기간 1사단과 8사단에서 정훈장교로 전투부대와 이동하며 사진 촬영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한 중령은 전쟁 이후 이들 사진을 35㎜ 필름으로 보관했고 2001년 작고한 뒤에는 가족이 유품으로 관리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길을 걷는 차남 한효섭 중령이 필름의 내용을 알기 위해 육군 기록정보관리단에 분석을 의뢰했고, 전쟁 기록물임을 알게 되자 가족회의를 거쳐 육군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육군 관계자는 "당시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필름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육군은 보다 전문적인 분석을 위해 군
사진들은 전쟁사 연구와 장병 교육 자료로도 활용됩니다.
육군은 지난 17일 충남 계룡대에서 고 한동목 중령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기증행사를 하고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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