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前 옥시대표 구속영장 기각…"구속 사유와 필요성 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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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리 前 옥시대표/사진=MBN |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존 리(48)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17일 기각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존 리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한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존 리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올해 1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이 꾸려져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외국인 임원 출신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존 리 전 대표가 처음이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 전 대표는 신현우(68·구속기소)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가슴통증·호흡곤란 등 제품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회수 및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습니다.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습니다.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주성분으로 하는 옥시 제품은 2000∼2011년 총 600여만개가 판매됐고,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자를 냈습니다.
존 리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6일 두 차례 검찰 소환 조사에서 "제품의 인체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번 수사로 옥시에서는 신현우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56)씨, 선임연구원 최모(47)씨 등 제품 개발·제조 과정에 관여했던 핵심 인물들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옥시 살균제의 원료 공급업체 CDI 대표 이모씨, 위탁제조업체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에 대해서도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이들의 영장실질심사는 20일 오전에 열릴 예정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