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케미칼 해명 미흡, 회계자료 요청”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케미칼이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15일 해명 자료를 내는 바람에 수사 내용이 본의 아니게 특정됐다”며 “해명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서 해명을 뒷받침할 일본 롯데물산의 회계 자료를 오늘(16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롯데물산 자금 부분 등 (롯데케미칼과 가진) 거래 관계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며 “자료 제출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일본과의 형사사법공조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15일 해외 비자금 의혹에 대한 본지 특종 보도에 대해 “1997년 외환위기 때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을 활용해 (롯데케미칼이) 이익을 본 데 대해 일본 롯데물산이 그 역할에 부합하는 낮은 수입대행 수수료를 받았던 것일 뿐 비자금 조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 대주주 자산 의혹 집중 수사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94)과 신동빈 회장(61)이 계열사로부터 매년 받았다는 300억 원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 비서인 이모 전무와 전직 전무 김모 씨 등 전현직 5명을 소환해 계열사 배당금의 입금 계좌와 용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김 씨는 신 총괄회장을 24년간 보좌한 인물이다. 앞서 롯데 측은 문제의 300억 원에 대해 “배당수익금과 급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조사된 내용과 롯데 측의 해명에 금액 차이가 있어 계속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또 1차 압수수색 때 신 총괄회장 개인금고에서 발견된 30억 원의 출처와 성격도 조사 중이다. 이날 검찰이 공식 언급한 롯데케미칼 해외 비자금 의혹과 신 총괄회장 부자의 300억 원 의혹 외에도 로베스트 관련 횡령 의혹, 해외 사업 배임 의혹, 대주주 부동산 고가 매입 의혹 등 모두 5가지 의혹에 대한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
◆ 로베스트 자금 흐름 주목
신 총괄회장이 스위스 특수목적법인(SPC) 로베스트를 통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검찰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베스트는 2010년 5월 보유하던 롯데물산 주식을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미도파 롯데역사 등 4개 계열사에 주당 3만8982원에 총 1592억원에 매도했다. 그러나 2009년 6월 롯데제과가 보유하던 롯데물산의 주식 가치는 주당 1만6481원이었다. 6개월 후에도 이 주식 가치는 1만7097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신 총괄회장에게 920억원가량의 ‘웃돈’을 얹어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롯데쇼핑이 지난 2009년 10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 케이만군도에 설립한 LHSC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배임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다. LHSC는 특히 2010년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개발 법인인데, 지난해에만 16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 대주주 부동산 거래 배임 의혹
계열사들이 롯데 대주주 일가의 부동산을 고가에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대주주 일가에게는 거액의 이득을 보게 했다는 혐의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2007년 신 총괄회장이 롯데장학재단에 넘긴 경기 오산 땅 10만여㎡를 롯데쇼핑이 최초 공시가보다 330억원 더 비싼 10
[전지성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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