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M&A·롯데케미칼 비자금 정조준…검찰 정밀타격
↑ 롯데케미칼/사진=연합뉴스 |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14일 오전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상사, 롯데닷컴, 코리아세븐, 롯데알미늄, 롯데제과 등 총 15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호텔롯데 계열 롯데제주리조트, 롯데부여리조트 등도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앞서 검찰은 나흘 전인 10일 롯데그룹 본사와 호텔롯데, 롯데쇼핑(백화점·마트·시네마사업본부), 롯데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 6곳을 압수수색해 1t 트럭 10대 안팎 분량에 달하는 자료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검사와 수사관 등 200여명이 투입된 대규모 작업이었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대규모 수색에 이은 '전방위 수사'의 예고편이라기보다는 범죄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선별해 뽑아내는 후속 작업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룹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인 정책본부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바탕으로 특정한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추가 수집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단서가 나와서 추가 압수수색을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기존 첩보뿐만 아니라 정책본부 자료 분석 결과 유의미한 것도 있어서 확인하고자 나간 것"이라며 '제한적 압수수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조직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하는 정황까지 계속 포착되는 상황이어서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됩니다.
이날 압수수색된 계열사들은 모두 롯데제주·부여리조트의 지분을 보유했던 주주 회사입니다. 검찰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회사 자산·가치평가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횡령·배임 의혹을 확인하려는 취지입니다.
2013년 8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롯데제주 및 부여리조트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부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들여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수·합병이 적정했는지, 토지·자산 가치 산정이 제대로 됐는지 등에 대한 수사와 관련자 조사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롯데그룹의 유일한 제조업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회장이 1990년 한국에 들어와 경영 수업을 시작한 곳입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원유 등 화학제품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본 계열사를 끼워 넣어 거래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래에 홍콩 등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을 둘러싼 비자금이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옵니다.
일본 계열사에 쌓인 비자금의 존재가 확인될 경우 '국부 유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롯데알미늄의 경우 2009년 합병된 롯데기공이 '통행세' 논란을 겪었습니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 업체인 롯데피에스넷이 2008년 국
당시 롯데피에스넷이 제조업체에서 직접 사지 않고 롯데기공이 구매하고서 피에스넷에 되파는 형태로 중간 이윤을 챙긴 구조가 드러났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