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20대 여성이 부산의 한 2층 노래방에서 화장실인 줄 알고 비상탈출용 방화문을 열었다가 1층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노래방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상가 건물입니다.
오늘 새벽, 이곳 2층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20대 여성이 1층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습니다.
22살 이 모 씨는 화장실을 찾던 중 복도 끝에 있는 2개의 문을 지나, 세 번째 방화문을 열었고, 그대로 3.8m 아래로 추락한 겁니다.
이 씨가 추락한 곳은 화재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람을 살리려고 만든 비상 방화문이었습니다.
▶ 인터뷰(☎) : 노래방 주인
- "(추락 사고가 난 지) 모르고 있었는데 (경찰이) 여기 사고 났다고…. (같이 온) 친구들도 30~40분 있었는데, 그때까지 몰랐어요."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사고가 난 곳은 1층과 연결되는 이런 접이식 사다리 외에는 문을 열면 아무것도 없는 낭떠러지였습니다. 인근 건물처럼 추락을 방지하는 난간조차 없었습니다."
지난해 6월 안산에서도 비슷한 구조의 방화문 때문에 두 명이 추락해 한 명이 숨지는 등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곳 모두 현행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시설입니다.
피난 기구만 제대로 갖추면 낭떠러지 형태의 비상구도 상관없다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입니다.
▶ 인터뷰 : 김재철 / 부산진소방서 안전계장
- "(현행법상 한 가지는) 외부에 난간을 설치하는 것이고, 한 가지는 내부에 전실 (대피 공간)을 설치하고, 그 안에 피난 기구 (접이식 사다리)를 설치하면 하자가 없습니다."
사람을 살리려고 만든 비상문에서 잇따라 사고가 일어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