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대구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백로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았습니다.
참 낯선 풍경인데, 안타깝게도 주민들은 백로의 배설물과 소음, 악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심우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구 도심 한가운데 있는 아파트 단지.
소나무마다 백로 100여 마리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백로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100미터 떨어진 신천에서 먹이활동을 하면서 소나무 예닐곱 그루를 서식지로 선택했습니다.
▶ 인터뷰 : 박희천 / 경북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
-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백로류가 많이 북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따뜻하다 보니까 겨울철에도 신천에서 가지 않고 월동을 하거든요."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경관이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입니다.
온통 하얗게 변한 화단, 덮개를 씌운 자동차, 모두 백로의 배설물과 흩날리는 깃털 탓입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백로의 배설물이 차량을 완전히 뒤덮었고, 심지어 백로가 먹다 벌인 물고기 사체까지 떨어져 이 차량은 운행을 포기했습니다."
심한 악취는 물론 한꺼번에 우는 울음소리
▶ 인터뷰 : 김형락 / 아파트 주민
- "차량이라든지 주민들 옷에 많이 떨어집니다. 청소는 하루에 한 번씩 해도 모자를 정도로 냄새가…."
주민들은 도심을 찾은 철새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