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어렵게 중립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을 단속하기 시작했는데요.
이 주변 어민들은 사실 이미 고사 직전입니다.
어족이 고갈 직전까지 가면서 물 반 고기 반이었던 바다에서 건진 그물엔 고기 반 쓰레기 반이라고 합니다.
노승환 기자가 한강 하구 인근의 섬 교동도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어선 한 척이 맥없이 돌아옵니다.
만선의 꿈은 온데간데없고, 광주리는 채 10개가 되지 않습니다.
거무스름한 광주리 안은 자잘한 새우와 꽃게 사이사이 온갖 잡동사니가 섞여 있습니다.
▶ 인터뷰 : 임기주 / 교동도 어민
- "작년까지만 해도…. (올해엔 어획량이) 10분의 1로 줄었어요. 꽃게는 올해 (석 달 동안) 1kg? 10kg도 못 잡았어요."
채로 걸러 내보니, 쓰레기가 절반입니다.
이곳은 서해와 한강이 만나는, 원래는 물 반 고기 반이었던 남북 중립해역 바로 옆 교동도 앞바다입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중국어선들이 우리 서해바다의 젖줄이나 다름없는 중립해역을 사실상 싹쓸이하면서 이곳 교동 앞바다의 꽃게와 새우, 밴댕이 등은 씨가 마를 지경입니다."
어민들은 눈 뜨고 당한다는 말이 이렇게 뼈저리게 와 닿은 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임기주 / 교동도 어민
- "중국어선이 20대 정도 와 있어요. 밤낮으로 잡아대는데 (정작) 우리는 여기를 못 넘어가요. 울화통이 터지죠. 싹쓸이인데…."
우리 군이 분단 후 처음 중국어선 퇴치에 나선 건 다행이지만 이제 섬 전체에 채 10명도 안 남은 어민들의 생계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