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차례로 성폭행한 주민들이 사전에 공모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성폭행 피의자 3명 중 식당 주인이자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인 A(49)씨와 B(35)는 A씨 식당에서 여교사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시게 했고, C(39)씨는 술자리에는 동석하지 않았지만 A씨 식당 바로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상황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등이 식당 야외 테이블에서 장시간 술을 마셔 C씨가 일을 하며 피해 여교사의 취한 모습을 목격할 수 밖에 없었고 C씨와 A씨가 당시 식당 앞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 여교사가 애초 다른 섬을 여행하려다 표를 구하지 못해 예정보다 빨리 근무지인 섬으로 돌아온 점 등으로 볼 때 피의자들이 수일 전부터 범행을 공모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범행 직전 행적과 전화통화 기록 등을 토대로 범행 당일 정보를 공유하거나 사전 공모를 했을 가능성을 캐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6시께 육지에서 돌아와 자신의 식당에서 홀로 식사하던 여교사에게 접근해 다른 손님들과 인사를 시키며 술을 권했다.
여교사는 A씨가 손님인 젊은 선원 등을 시켜 따라준 술을 거절했지만, A씨는 계속 술을 권하며 뒤늦게 온 B씨와 함께 식당 야외 탁자에서 통상 알코올 도수가 35∼43%인 담근 술을 10잔 넘게 마시게 했다.
피의자 3명 중 2명은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고 한 명은 부인하고 있지만 사전 공모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 사람 모두 부인하고 있다.
A씨는 오후 11시 이후 정신을 잃은 여교사를 차에 태워 2km 떨어진 관사에 데려다주고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신체를 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애초 “선생님이 휴대전화를 놓고 가 뒤따라갔다가 우발적으로 성폭행했다”고 말했으나 최근 “식당에서 취한 여교사를 부축해 화장실에 갈 때부터 성폭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C씨는 “당시 초저녁에 식당 앞에서 A씨와 인사만 주고받았다. 이후 A씨의 전화를 받고 여교사를 지키기 위해 갔을 뿐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 결과 피해자 체내에서 B, C씨의 DNA가 검출됐다.
경찰은 C씨가 옆 식당에서 업무를 하며 A씨와 접촉했고 여교사가 취한 상황도 알 수밖에 없던 상황인 데다가 A씨의 범행 종료 시간대인 22일 자정 전후로 5차례나 전화를 걸고 A씨에게서 전화가 오자마자 관사로 가 범행한 점 등을 토대로 공모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여교사 혼자 잠든 관사를 나오면서 B씨가 그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위험해 보였지만 가게 문을 닫아야 해서 부재중 전화가 와있던 C씨에게 전화해 살펴봐 달라고 부탁했다”는 A씨의 비상식적인 진술도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들이 22일 오후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따로따로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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