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한려대-전북 서남대 의대, 2018학년도 자진폐교-폐과

전남 광양에 위치한 한려대학교와 전북 남원에 있는 서남대학교 의과대학이 2018학년도부터 각각 폐교, 폐과한다. 부실대학이 강제퇴출되거나 자진폐교한 경우가 과거에도 있었지만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해 지난해 대학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이후 학교측이 자진폐교한 경우는 처음이다. 이에따라 부실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7일 서남대의 옛 재단이 한려대를 폐교하고 서남대 의대를 폐과하는 내용의 학교 정상화방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의 설립자인 이홍하씨가 교비 330억원을 횡령해 서남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첫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을 받을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지원이 모두 제한된다.
서남대는 학교 정상화를 위해 재정기여자 영입 등을 추진했으나 성과가 없자 이같은 방안을 내놨다. 정상화방안에 따라 서남대는 의대를 폐과하고 녹십자병원과 남광병원, 남원병원, 옛 광주예술대 건물과 수익용 재산 등의 460억원 규모의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을 매각한다. 2018학년도부터 남원캠퍼스는 일부만 평생교육원으로 활용하고 충남 아산에 있는 제1캠퍼스 체제만 유지할 방침이다. 서남대 입학정원은 900명으로 이중 의대 정원은 40명이다. 의대 재학생은 약 240명이다.
한려대는 폐교수순을 밟는다. 재학생 대부분이 보건의료계열인 한려대 학생은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교육여건이 좋은 타대학으로 특별편입학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려대 재학생은 370명가량이다. 2017학년도 학생 모집시 기존 재학생과 2017학년도 신입생은 서남대의 관련 학과 정원으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서남대 정상화방안에 대해 컨설팅을 마친 후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남대의 경우 컨설팅중인 대학임을 감안해 컨설팅을 통해 정상화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이번 사례는) 부실대학 폐교의 신호탄으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하위등급에 있는 대학들에 큰 자극제가 돼 대학간 통·폐합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에서 ‘대학구조개혁법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대학구조개혁법 토론회가 열렸다.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발의된 대학구조개혁법(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 대학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자동폐기됐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은 “현재 대학은 학령인구가 줄고 교육과정의 혁신과 고등교육의 다양성이 필요한 위기에 처했는데 이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대학구조개혁법을 단순히 정원을 줄이기 위한 법안, 경영여건이 열악한 대학의 설립자에게 재산을 되돌려주는 법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과 이를 뒷받침할 행·재정적 지원 등 다양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고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윤창 초당대학교 기획처장은 “사립대학이 폐교하는 경우 그 잔여재산을 다른 공익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의 설립 등을 위한 재산으로 출연할 수 있도록 하고 설립자 등 재산출연자에게 ‘설립자 기본금’만큼 되돌려주는 것은 적절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영일 신라대학교 기획부처장은 “한계대학의 출구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비영리법인으로서 사립대학법인의 잔여재산 귀속문제, 교직원들의 고용승계 문제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이를 하루 빨리 해결하지 않을 경우 초래하는 사회적 문제와 혼란 역시 시급히 논의되어야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강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