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입찰업체를 매수하거나 위장업체를 설립해 가격을 담합하는 수법으로 200억원대의 학교급식을 싹쓸이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런 담합으로 인해 학생들은 비싼 돈을 내고도 저질의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7일 부정한 방법으로 학교급식을 낙찰받은 혐의(입찰방해, 업무방해 등)로 A급식업체 대표 박모 씨(57)를 구속하고 B급식업체 대표 조모 씨(33) 등 4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2012년부터 4년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 전자조달시스템(EAT)을 통한 학교급식 쇠고기·돼지고기 납품 입찰에 다른 급식업체와 사전에 정한 입찰가로 15만6000여회에 걸쳐 응찰해 3255회 낙찰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 등은 2015년 9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오리·닭고기 납품 입찰에 1만5892회 응찰해 342회 낙찰받은 혐의다.
박씨의 A업체와 조씨의 B업체가 낙찰받은 전체 급식가액은 각각 201억9000여만원, 10억여원에 달했다.
부산과 대구·경북 등지에 급식업체를 운영한 A업체는 육류 납품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입찰 참여를 목적으로 위장업체를 만들고, 영세한 급식업체에 매달 350만∼400만원을 주는 대가로 입찰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를 받아 직접 응찰하거나 미리 정한 입찰가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B업체 역시 4개의 가족 명의의 급식업체를 운영하면서 입찰가를 담합해 낙찰률을 높이거나 다른 업체가 낙찰받을 경우 닭이나 오리를 대신 납품할 수 있도록 미리 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이 업체들은 학교급식 납품 입찰에 낙찰되면 보통 원자재 가격을 빼고 30∼40%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이런 ‘짬짜미’ 입찰로 학교급식 입찰의 공정성이 무너진 것은 물론 학생들은 필요 이상의 급식비를 내고도 좋은 품질의 급식을 보장받지 못해 건강을 위
A업체는 또 2013년 3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71차례에 걸쳐 실제 소독을 하지 않고 거짓으로 발급받은 소독필증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고 박씨와 조씨 등의 학교급식 입찰자격을 정지할 예정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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