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이 그리워"…도피 17년 만에 귀국

【 앵커멘트 】
공무원에게 돈을 주고 아들의 병역 면제 청탁을 했다가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달아났던 70대가 17년 만에 귀국해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고국이 그리워서 처벌을 알고도 귀국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997년 허 모 씨는 서울지방병무청 청사 뒷마당에서 신체검사 담당 공무원을 비밀리에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들이 눈이 나쁜데 병역면제를 받게 해 달라"며 3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허 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바람대로 병역면제를 받았지만, 병역비리 수사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당시 병역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여론에 이듬해 합동수사가 이뤄졌고 불안감을 느낀 허 씨는 1999년 미국으로 도피했습니다.

허 씨의 아들은 병역비리가 적발돼 병역면제 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다시 받은 신체검사에서도 병역면제를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시민권과 직장을 얻어 가족과 17년간 살았던 허 씨.

지난 3월 스스로 귀국길에 올랐고 수사기관에 자수해 범행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허 씨를 귀국길에 오르게 한 것은 향수병.

허 씨는 "미국에서 시민권을 받았지만,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참기 힘들었다"며 17년 만의 귀국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을 받은 허 씨는 결국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