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밀양 송전탑 사건으로 전자파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송전탑과 똑같은 전자파를 내뿜는 변전소가 24시간 근무하는 회사 코앞에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윤범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우건설이 최근 건설해 다음달 가동을 앞두고 있는 포천 민자 발전의 승압변전소 건물입니다.
승압변전소는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34만5천 볼트까지 증폭시켜 한전으로 보내는 장치로 상당한 전자파를 방출합니다.
따라서 산업자원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존 변전소 주변엔 통상적으로 130~200m 밖에 울타리를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변전소와 인근 석재공장 사이에는 얇은 펜스 하나만 있을 뿐.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변전소와 회사 부지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줄자를 이용해 직접 재보겠습니다. 전자파를 내뿜는 승압변전소와 공장의 거리는 겨우 48.7미터에 불과했습니다."
공장 직원들은 암과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전자파 공포에 시달립니다.
▶ 인터뷰 : 유영훈 / 석재공장 직원
- "건강에 해로우니까 직원들이 전부 다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상황이죠. 백혈병이라든가 이름 모를 병들…. "
이미 직원 30명 가운데 3분의 1인 9명이 회사를 그만뒀고, 발전소가 가동되면 아예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상황.
한전과 대우건설 측에 호소도 해봤지만, 걱정 말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천세원 / 석재공장 대표
- "전자레인지 돌아가는 전자파 정도밖에 안나온다고 얘기 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작업장이 바로 앞에서 24시간 노출이 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중소기업 직원들은 전자파 공포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문 닫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bn.co.kr ]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