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 있는 한 대학교 캠퍼스에 1천여 마리가 넘는 백로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백로가 모여 장관을 이루고 있지만,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소나무 숲이 빼곡한 대학교 뒷산에 하얀 백로들이 둥지를 틀어 장관을 이룹니다.
그런데 숲 속에 들어가 보니 사방이 배설물로 뒤덮여 있고, 알껍질과 깃털도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나뭇잎에 독성이 강한 백로 배설물이 쌓여 주변 나무들이 고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온이 오르면서 악취가 코를 찌르고, 한꺼번에 울어대는 새 소리는 소음에 가까울 정돕니다.
▶ 인터뷰 : 김가영 / 서원대학교 중국어학과
- "점점 배설물 냄새도 너무 심해서 문을 못 열어 놓겠고, 깃털도 너무 많이 날려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 인터뷰 : 정영자 / 충북 청주시 서원구
- "새 우는 소리가 이상하게 굵고 굉장히 듣기 싫고 푸득푸득 날갯짓도 굉장히 커요."
지난 3월부터 한두 마리씩 날라 온 백로는 현재 1천여 마리에 이릅니다.
원래는 인근 중학교 야산에서 서식했지만, 빗발치는 민원에 수십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 이곳으로 이동한 겁니다.
학교 측은 백로들이 새끼까지 낳아 당장 나무를 벨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 인터뷰 : 김선수 / 서원대학교 시설관리팀장
- "9월쯤 새가 남쪽으로 떠나기 때문에 그때쯤 시와 조류전문가를 모셔서 어떻게 해결방안을 마련하고자 했으면 좋겠습니다."
길조의 상징으로 알려진 백로지만 도심에서는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