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를 감고 길어진 손톱과 발톱을 단정하게 잘랐다. 이후 어머니가 차려주신 미역국과 계란말이를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는 빵과 떡을 내어주셨는데 떡은 배가 불러 먹지 못하고 나왔다’
수능시험날 이 같은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었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 수험생의 시험 결과를 궁금해할 것이다. 이 수험생은 불행을 가져온다고 알려진 미신들을 모두 행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규제된 것도 아니고 과학적인 근거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만 시험 전에 미신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 부정적인 생각부터 든다.
이같은 미신은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난다. 시험 전 피해야 할 음식과, 해야만 하는 행동까지 각 나라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아래는 각국의 수험생들에게 전해지는 독특한 미신들이다.
미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수험생들이 행하는 중요한 의식이 존재한다. 수험생들이 수능인 ‘가오카오’를 보기 전 교과서를 찢어 던지는 것이다. 이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한 의식으로 그동안 수험공부를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다가오는 시험에 대한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의식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수험생들은 시험 전 계란을 먹지 않는다. 계란의 ‘란’에는 ‘끝장나다, 망하다, 죽다’ 의 의미가 포함돼 부모님들은 절대로 수험생들에게 계란을 먹이지 않는다고 한다.
홍콩 대학교에서 시험에 관련된 미신을 식단을 반영하기도 한다. 홍콩대학 캠퍼스 식당들은 사과로 만든 요리를 메뉴에 올려두고 있다. 사과의 중국어 발음인 ‘핑궈’는 중국어로 ‘안전’의 의미도 갖고 있어 사과를 먹으면 안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여겨진다. 또한 홍콩대학교는 캠퍼스 자체에서 ‘슈퍼패스’라는 이름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원하는 행사를 열기도 한다. 이때 학생들은 ‘시험 통과를 기원한다’는 말과 발음이 비슷한 캐슈넛과 ‘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싶은 욕구’와 발음이 겹치는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 요리를 먹으며 시험 합격을 기원한다.
베트남은 음식과 관련된 미신이 많다. 베트남 수험생들은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부터 땅콩과 호박, 계란, 면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베트남어로 땅콩(Lac·락)은 낙제(Lacde·락데)와 발음이 비슷해서 먹지 않으며 호박(Bi·비)는 ‘해결하기 힘들다’라는 표현과 뜻이 같아 먹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계란은 숫자 0과 비슷해서, 국수의 면은 숫자 1을 연상시킨다 하여 준비기간 동안에는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 수험생들은 시험을 앞두고 ‘돈가스’를 먹는다. 돈가스의 일본어 발음인 ‘카츠’는 발음에 ‘이기다’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어 먹으면 ‘시험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킷캣’ 초콜릿을 주고받기도 한다. 일본 발음으로 ‘킷토갓토’인 이 초콜릿은 시험에 합격한다는 뜻의 ‘킷토카츠’와 발음이 비슷해 수험생들이 시험 전 많이 주고받
유럽의 세르비아는 수험생들에게 하면 좋은 행동이 미신으로 남아있다. 세르비아는 상대방 뒤에서 물을 흘리면 그 사람에게 행운 간다는 미신이 전해진다. 이에 세르비아 사람들은 수험생 뒤에서 물을 흘려 그 사람의 시험 합격을 빌어준다.
[디지털뉴스국 이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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