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1일 부산에서 찜질방 체험을 하며 지역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날 오후 부산의 한 찜질방 노천 족탕.
황토색 반팔과 반바지, 찜질방 옷차림의 리퍼트 대사가 등장하자 이를 지켜보던 대학생들이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리퍼트 대사와 40분간 '찜질방 데이트'를 하기 위해 모인 부산 영어동아리 소속 대학생 20여 명입니다.
찜질방 데이트는 리퍼트 대사의 제안으로 시작됐습니다.
12일 부산대학교 개교 7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행이 예정되자 리퍼트 대사가 하루 전날 부산을 찾아 한국의 찜질방을 문화를 체험하고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관람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찜질방을 찾았다는 리퍼트 대사는 노천탕에 발을 담그자 "와우!"라는 짧은 감탄사를 터트렸습니다. 이어 "요즘 경호원들과 저녁에 운동하는데 피로를 푸는데 찜질이 좋다고 들었다"며 어깨를 돌리는 동작을 보였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옷장 열쇠를 끼운 팔찌를 차고 학생들과 식혜·구운계란을 먹으며 한국식 찜질방 문화를 제대로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오늘은 '찜질방 외교'를 하고 있다"면서 "10년, 20년 뒤 외교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여러분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제가 대사관에서 하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한 소감을 들려줬습니다. 그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포용하고 있는 나라"라며 "한국의 이런 점이 나를 놀라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도 드러냈습니다.
아들 '세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고, 자신의 취미도 한국어 배우기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힘든 것이 있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는 "세준(아들)이 너무 활기차서 밤에 잠을 설치고 있다"며 농담을 해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대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상담하고 고민을 들어주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 대선에 대한 민감한 질문에는 "아직 예측하기 이르다"고 답했습니다.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의 외교전략을 묻는 질문에 "오
이날 찜질방 데이트에 참여한 권민석(23) 해양대학교 학생은 "공식적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오바마 대통령처럼 격식이 없고 소탈하다고 느꼈다"면서 "생각했던 질문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고 우리 정치인, 외교관도 리퍼트 대사와 같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