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불거진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최대 가해업체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옥시의 신현우(68)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 모씨, 전 선임연구원 최 모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신 전 대표를 비롯한 옥시 관계자 3명은 최소 1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균제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의 첫 제조와 판매를 책임진 핵심 인물들이다
이들은 2000년 10월 흡입 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건너뛴 채 유독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넣은 살균제를 처음 생산·시판해 사람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독일 저명학자의 경고 등을 통해 PHMG의 독성실험 필요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살한 채 제품 개발을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 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한 죄질이 무겁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 수사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들은 살균제를 팔면서 ‘아이에게도 안전하다’ ‘인체에 무해하다’ 등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인터넷 등에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짜집기해 제품을 만들어 판 것으로 드러난 ‘세퓨’의 전 대표 오 모씨
오씨는 2009∼2011년 안전성 검사 없이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해 최소 14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가 적용됐다. 구속 여부는 이번주 중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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