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 아파트 몸값 '천정부지' 서민들은 '그림의 떡'
↑ 서울 소평 아파트/사진=pixabay |
서울시내 소형 아파트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저금리로 임대사업이 가능한 소형주택의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분양면적 66㎡(옛 20평형) 미만 아파트의 시세가 5년여만에 3.3㎡당 2천만원을 넘어섰습니다.
강남권의 전용면적 59㎡ 중에는 일반 아파트 분양가와 기존 아파트 시세가 '10억원'을 웃도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서민들이 살아야 할 소형 아파트가 감히 서민들은 '넘보기 힘든'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8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5월 현재 서울지역 분양면적 66㎡(옛 20평형) 이하 소형 아파트는 시세는 3.3㎡당 2천41만원을 기록했습니다.
66㎡ 미만 소형의 3.3㎡당 시세가 2천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2천115만원) 이후 5년여만입니다. 아파트값이 많이 뛰었던 작년의 1천984만원에 비해서도 3.3㎡당 57만원이 더 올랐습니다.
66㎡ 미만은 전 주택형을 통틀어 가격 상승률도 가장 높습니다. 지난해 11.82% 오르며 규모별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전반적인 집값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2.9%가 올랐습니다.
중대형 아파트값이 올해 0.08∼0.50% 상승하는 동안 소형은 나홀로 3%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소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시세를 견인하고 있어서입니다. 또 저금리 장기화로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얻으려는 투자수요가 유입되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소형의 강세는 전용면적 59㎡(분양면적 84∼89㎡)로 대표되는 옛 25평형 아파트가 '10억원 시대'를 열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재건축 추진 단지는 앞으로 큰 주택형에 거주할 수 있는 미래가치가 반영돼 소형이라도 가격이 비싼 반면 일반 아파트는 현재 가치가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어 상징성이 큽니다.
작년 9월말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59㎡는 현재 매매가 평균이 11억5천만원입니다.
또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와 역시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59㎡의 시세도 각각 11억1천500만원, 10억2천500만원으로 나란히 10억원을 넘겼습니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형이 별 인기가 없었는데 요즘엔 소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물건이 없어 거래가 안될 정도"라며 "강남권에 첫 입성하려는 사람들 입장에선 중대형 가격은 너무 부담스럽다보니 소형을 선호하는 것도 있는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소형의 강세는 새 아파트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존 아파트의 시세가 10억원을 넘다보니 비슷한 지역 전용 59㎡의 신규 분양가도 높게 책정되는 것입니다.
작년 10월에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 전용 59㎡가 10억1천100만∼10억4천500만원에 분양되며 3.3㎡당 4천만원을 넘겼고 올해 1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59㎡는 분양가가 11억2천만∼11억5천890만원으로 3.3㎡당 최고 4천454만원에 공급됐습니다.
이어 올해 3월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59㎡도 분양가가 10억4천900만원으로 3.3㎡당 4천285만원에 분양됐습니다.
소형의 인기가 높다보니 중대형의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소형 분양가는 높게 책정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역시 중대형의 분양가는 3.3㎡당 3천600만∼3천700만원대에 책정했지만 소형은 3.3㎡당 4천만원이 넘는 최대치로 뽑아냈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목치수 도입, 발코니 확장 허용 등으로 옛 20평형대가 과거 30평형 아파트만큼 실 사용면적이 넓어졌다"며 "소형은 신혼부부 실거주는 물론 자녀들 증여나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요지에 있는 소형 아파트를 소유하려면 최소 10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심리적인 벽이 생기고 있다"며 "아무리 수요와 공급의 논리가 작용한다해도 강남권 소형주택 분양가 등에는 일정부분 거품이 낀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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