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마이 가족의 서울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어린이날이자 황금연휴의 시작인 5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큼지막한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입국장으로 나오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얼굴에는 활짝 웃음꽃이 폈다. 동이 트기도 전인 이날 새벽 4시 50분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온 155명을 시작으로 베이징, 상하이, 칭따오 등지에서 입국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저녁 시간까지 입국을 마친 4000여명의 유커는 모두 중국 중마이과학발전유한공사(이하 중마이) 소속 임직원들로 중국의 노동절 황금연휴 기간에 맞춰 회사 포상을 받아 한국을 찾았다.
9일 추가로 입국하는 4000여 명을 더하면 무려 8000여 명으로 서울 시내를 이동하는데만 100여대의 관광버스가 투입된다.
이날 입국한 유커들은 오후 동대문 일대 쇼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울 관광에 나섰다.
오후 3시 반을 시작으로 해질녘까지 총 3000여 명이 차례로 버스 80대를 이용해 동대문을 방문했다. 때맞춰 두산타워에는 ‘열렬환영중매가인리임동대문(동대문이 중마이 가족 여러분들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이라는 중국어 글귀가 쓰여진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두산 측은 쇼핑몰내 60개 매장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쿠폰북을 제작해 정문 앞에서 배포했고 인근에 대형 주차장을 확보하고 주차비를 전액 지원하기도 했다.
모처럼 대규모 유커 방문에 동대문의 주요 쇼핑몰 상인들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미 하루 앞선 4일 저녁 중마이 선발대 400여명이 다녀갔던 두산타워는 전주대비 15%의 매출 인상을 기록했다.
두산타워에 S모 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하는 장용하 씨는 “어제도 평소대비 2배 많은 손님들이 왔다”며 “일부 품목에 한해 최대 50%의 자체 할인행사를 시작해 불티나게 팔렸다”고 말했다. 이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미리 배치된 관광경찰대도 중국어 가능 인력을 동원해 중마이 임직원들의 이동경로를 저녁 내내 따라다니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중마이 임직원들의 한국 방문 하이라이트는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에서 펼져지는 공식 환영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서 진행될 환영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정병학 ㈔한국육계협회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푸드트럭에서 제공되는 씨앗호떡이나 츄러스 등 음식과 함께 투호, 제기차기, 노리개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 시간 유커들은 한강변의 봄바람을 맞으면서 페이스페인팅과 마술공연도 즐기게 된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공식 환영 만찬이 진행된다. 인천 월미도에서 치맥파티가 벌어졌다면, 서울 한강에서는 삼계탕 파티가 열린다. 만찬장은 4000여 명이 한꺼번에 참가하는 행사인 만큼 축구장 3개 크기로 준비됐다. 또 이날의 주인공인 삼계탕은 바로 데워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제품을 화로용 밥차에서 데워 보온박스에 담아 나른다. 이를 위해 모두 400명의 서빙 인력이 붙어 맛깔난 뚝배기에 담아 유커들을 대접한다. 김치와 함께 맥주도 제공되고 홍삼스틱도 곁들여질 예정이다. 제공될 삼계탕은 중국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육계협회에서 협찬 제안을 통해 마련됐다.
이후 오후 7시 40분부터는 본격 K-pop의 시간이 펼쳐진다. 특히 이번에는 최근 인기몰이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노래가 제공된다. 이름도 ‘태양의 후예 OST 미니콘서트’다. 6일 공연에는 배우 최성국씨와 가수 린, 아이돌가수 24K가 등장할 예정이다. 2진 4000여 명에게 제공되는 10일 공연에는 가수 케이윌과 거미, 그리고 아이돌가수 24K가 출연한다.
서울시는 6일 유커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관광버스 등 차량이 100대에 달하는 만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순차적으로 잠수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이동하여 유커들을 하차시키고 인근 주차장에 분산 주차를 하는 등의 대책
시 관계자는 “관광객이 이동하는 시간인 오후 4~6시, 9~10시에는 잠수교와 반포대교 구간의 정체가 예상된다”며 “시민들께서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다른 도로로 우회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최희석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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