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바탕 '흰색'이 아니었다?…'글자색'도 논란
↑ 광화문 현판/사진=연합뉴스 |
문화재청은 22일 광화문 현판의 바탕색이 흰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리고, 바탕과 글자의 색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오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광화문 현판 자문회의에 참가한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근 공개된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1890년대 사진을 보면 바탕보다 글씨가 더 밝다"면서 "이 사진이 흑백이어서 현판 바탕색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흰색은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의 색상을 신중히 결정하기 위해 사료와 옛 사진을 추가로 조사하고, 과학적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재청이 최근 발간한 '궁궐현판 고증조사'에 따르면 궁궐 현판의 바탕은 대부분 흰색과 검은색이어서 광화문 현판은 바탕이 검은색으로 복원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다만 현판 글씨는 흰색이라는 주장과 금색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추가 조사를 통해 결정될 전망입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광화문 현판 사진을 발견한 혜문(본명 김영준)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옛 사진을 보면 광화문 현판은 바탕이 검은색, 글자는 금색인 경복궁 근정전 현판과 색상이 거의 같다"고 말했습니다.
양종훈 상명대 교수는 "사진은 햇빛의 강도와 방향, 날씨에 따라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스미스소니언 사진은 촬영 시간과 당시의 기상 상태를 짐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바탕과 글씨의 색상이 각기 다른 현판들을 여러 조건 아래서 찍은 뒤 스미스소니언 사진과 대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건축, 단청, 사진, 서예, 컴퓨터그래픽, 현판 등 분야별 전문가 14명이 참석했습니다.
문화재청은 2010년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20세기 초 유리원판 사진에 근거해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현판을 만들었지만, 3개월 만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다시 제작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바탕색에 대한 문제 제기는 2014년에도 있었으나, 문화재청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열어 현판이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임을 재차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바탕이 검은색인 사진과 화폐 도
현재 새로운 광화문 현판은 틀을 완성한 뒤 글자를 새기는 각자(刻字) 과정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광화문 현판에 대한 추가 조사와 분석으로 색상이 최종 결정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단청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