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당기는 야식. 밀려오는 배고픔에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출출하니 ‘지금 당장 냉장고 문을 열고 먹다 남은 피자를 넣어달라’고 외치는 뱃속과 ‘지금 먹으면 살찌니 냉장고문을 닫으라’고 말하는 뇌가 갈등하기 시작한다.
결국 뇌의 승리. 눈물을 머금으며 냉장고 문을 닫는다.
‘저녁 7시 이후 금식’ 다이어트를 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기본 수칙 중 하나다. 그러나 밤 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으면 더 살이 찐다는 사실에 대해 의학 전문가들마다의 의견은 분분하다.
◆ 늦게 먹으면 살이 찐다
밤늦게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속설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인디애나 의대 연구팀은 밤에 늦게 먹으면 살이 찐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가 대표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의학적 통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진행했던 여러 연구사례를 종합 분석한 결과 살이 찌는 건 먹는 양과 관련이 있을 뿐 먹는 시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흔히 밤에 먹어 살이 찐다는 것은 밤이라는 시간 때문이 아니라 세끼 식사를 다한 뒤 추가로 먹기 때문에 전체 열량이 많아져서 그렇다고 했다.
반면 2009년 미국 노스트웨스턴대학의 연구팀은 먹는 시간이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낮에 먹이는 먹은 쥐는 체중이 20% 증가한 반면 밤에 먹은 쥐들은 체중이 48% 증가했다.
◆ 냉동식품보다 신선식품이 건강하다
냉동식품은 ‘간편하고 조리하기 쉽지만 건강엔 좋지 않은 식품’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식품 전문가들은 냉동식품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냉동식품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패스트푸드, 튀김, 가공육과 같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제품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지 냉동식품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냉동육이나 냉동과일 같은 제품의 경우 가장 신선할 때 급속 동결했다면 식품 조직의 맛, 신선도, 영양성분을 그대로 보존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신선식품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거나 구매한 뒤 시간이 지나 섭취하면 영양학적인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 고혈압 환자는 달걀을 먹으면 안 된다
달걀은 그동안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당뇨병, 고혈압 등의 원인으로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방자문기구인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DGAC)는 이들 음식을 먹어도 심장병과 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도 1주일에 달걀 2개를 먹어도 핏속 콜레스테롤 수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적당한 양의 달걀 섭취는 괜찮다는 것이다.
◆ 유기농 식품이 우수하다
일반 식품보다 몇 배가량 비싼 유기농 식품은 그 값만큼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할까.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유기농식품은 섭취 효과가 있는가’란 제목의 연구논문에는 ‘유기농식품이 일반 식품에 비해 영양가가 높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1966~2011년 45년간 작성된 237개 논문을 4년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C를 비롯한 주요 영양성분에서 유기농 과일은 일반 과일과 별 차이가 없었다. 영양 성분은 농약 사용 여부보다는 성숙도와 관련이 깊었다. 잘 익은 일반 과일이 덜 익은 유기농 과일보다 더 많은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었다.
◆ 버터 대신 마가린
버터는 우유의 지방분을 모아 응고시킨 동물성 기름이고 마가린은 해바라기, 콩 등을 이용해 만든 식물성 기름이다.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이라는 이유로 동물성 기름인 버터보다 건강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일부 영양학자들은 버터보다 마가린 속에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버터가 더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갱년기 여성 7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트랜스 지방함량이 높은 마가린, 케이크, 파이, 쿠키, 포테이토 등을 자주 섭취한 여성들에게 유방암 발생률은 먹지 않는 그룹에 비해 40% 이상 높았다.
그동안 버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아 심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 전자레인지는 영양소를 파괴한다
냉동식품을 조리할 때 전자레인지보다 팬이나 냄비를 이용해 데우는 것이 낫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전자레인지가 다른 요리법보다 영양소를 많이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가열 기구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음식을 가열할 경우 비타민 B, C와 같이 열에 약한 영양소는 파괴되기 마련이며
오히려 전자레인지가 영양소 보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전자레인지의 가열 시간이 다른 기구들과 비교해 짧은 편이기 때문에 영양소 파괴를 상대적으로 적게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