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군의 5.7%가 군부대 내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단기복무 중인 여성군인이 장기복무 여성군인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태경·박은철 교수팀은 20일 ‘2014년 군인건강조사’에 참여한 여성군인 228명에 대해 성희롱 경험 여부와 이에 따른 스트레스 정도를 비교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군의학저널’(Royal Army Medical Corps)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여군 228명 중 1년 이내에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5.7%(13명)에 달했다.
성희롱 경험 여부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한 결과,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군인의 스트레스 지수는 18.15점으로 성희롱을 겪지 않은 여성군인의 스트레스 지수 14.91점보다 훨씬 높았다.
정신적 스트레스 지수는 개별 질문에 최저 1점에서 최고 5점을 부여할 수 있는 10가지 질문의 총점으로 매겨지며 점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스트레스 지수가 26점 이상이면 정신질환 위험이 있는 수준으로 분류된다”며 “여성군인의 스트레스 지수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성희롱 경험이 있으면 스트레스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성희롱 경험이 동일하게 있더라도 복무유형에 따라 받는 스트레스 정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교육정도, 결혼여부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도록 보정했을 때 단기복무 여성군인의 스트레스 지수는 평균보다 12.01점이 높았다.
반면, 성희롱을 경험한 장기복무 여성군인의 스트레스 지수는 평균보다 0.668점 높은 데 그쳤다.
연구팀은 “직업군인이 되기 위해 군 복무를 시작하는 여성군인 대다수는 단기복무 이후 장기복무로 전환되게 된다”며 “단기복무 중에는 장기복무 전환에 누락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성희롱에 대해서도
이어 “비교적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 건강한 군인집단에서도 인턴 및 계약직에 해당하는 신분일 때 스트레스가 높다는 것은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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